입냄새를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하다. 입냄새와 연관 있는 다양한 질환과 치료법을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연재한다. <편집자 주>
아침에 일어나면 입이 바싹 마르는 때가 있다. 긴장했을 때도 같은 증상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타액이 부족하면 말하는 데 불편할 뿐만 아니라 입에서 냄새도 나게 된다. 입냄새와 타액, 심한 구취와 침의 관계를 문답으로 알아본다.
문) 입냄새가 날 때 우선 생각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답) 먼저 고려해야 할 게 타액의 양이다. 침은 윤활작용, 항균작용, 세정작용 등을 한다. 음식물이 잘 섞이게 하고, 입안을 청소해 세균 증식을 억제하고, 구강점막과 치아를 보호한다. 타액에는 소화효소, 칼슘, 인이 포함돼 소화 보조 작용과 충치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문) 침이 부족하면 입냄새가 나는 원리는 무엇인가.
답) 침 분비가 줄면 면역글로블린(IgA)이 감소된다. 이로 인해 항균작용이 떨어지면 세균이 증가해 점막상피나 음식 잔해물 분해가 촉진된다. 혀 안쪽에서 증식된 박테리아가 콧물, 음식물 찌꺼기, 죽은 세포 등을 먹이로 삼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휘발성 황화합물이 지독한 입냄새를 일으킨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나 공복시, 스트레스, 노화, 고열과 음주 후에 입냄새를 느끼는 것은 입마름과 관계있다. 항암치료 때도 침샘 조직이 손상되기 쉬워 구취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문) 침도 분비되는 위치에 따라 성격이 조금 다르지 않은가.
답) 타액을 분비하는 침샘은 귀밑샘, 턱밑샘, 혀밑샘, 작은침샘으로 구성된다. 귀밑샘은 물처럼 흐르는 침을 대량 분비한다. 안정된 상태에서 작동하는 부교감신경계 영역에 속한다. 턱밑샘은 점액성이 가미돼 약간의 끈적임이 있는 침을 분비한다. 교감신경계와 부교감 신경계에 모두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혀밑샘은 점액성이 높은 끈적이는 침을 소량 분비한다. 긴장할 때 보이는 교감신경계의 작용과 연관 있다. 침의 90% 정도는 귀밑샘, 턱밑샘, 혀밑샘에서 생성된다.
문) 입냄새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침은 그럼 어떤 것인가.
답) 맑은 침은 냄새를 없애는 데 효과적인데 비해 점액성이 많은 타액은 입냄새를 나게 한다. 침은 입냄새를 유발하는 아미노산과 황의 주요 공급원이다. 무색, 무미, 무취인 타액에는 끈적이는 당단백질인 뮤신(mucin) 성분이 있다.
문) 끈적이는 침이 입냄새를 나게 하는가.
답) 침은 끈적임이 강할수록 입냄새 개연성이 높다. 맑은 침은 잘 삼켜지는 데 비해 끈적한 침은 입안에 남게 되는 악순환도 있다. 말을 하면 끈적한 타액이 거품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구취는 침이 잘 순환될 때 해소된다. 입 안의 침이 잘 돌면 구취가 제거되고, 진한 타액이 정체해 있으면 입냄새를 유발한다.
문) 맑은 침이 나오면 입안 청소가 잘되고, 입냄새도 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이해한다. 그렇다면 맑은 침을 나게 하는 비법은 무엇인가.
답) 맑은 침이 자연스럽게 샘솟게 하는 방법은 마음 안정이 최고다. 심신이 포근하면 부교감 신경이 자극된다. 반면 긴장하고 불안하면 교감신경이 작동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입안의 맑은 침이 잘 흐르지 않는다. 따라서 마음을 여유 있게 하고, 입안의 침샘을 자극하는 혀와 볼 운동도 생활화하면 좋다. 그런다음, 코로 숨을 쉰다. 입으로 숨을 쉬면 타액이 쉽게 마른다.
문) 마음 안정과 함께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면.
답) 수시로 물을 마시는 방법이다. 입안의 사막화는 맑은 침을 흐르지 않게 한다. 물을 적게 마시면 입이 마를 가능성이 높다. 수시로 구강에 수분을 공급하면 맑은 침이 계속 흐를 여건이 된다. 마음 안정, 코로 숨쉬기, 물을 자주 마시기의 세 가지를 실천하면 입냄새는 상당부분 사라진다.
문) 이 같은 바른 생활을 유지해도 입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다. 어떤 이유를 생각할 수 있는가.
답) 생활습관 개선에도 불구하고 입마름이 지속된다면 치료를 해야 한다. 사람은 타액분비가 50%가량 감소돼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그런데 입냄새가 날 정도라면 침샘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구강건조증은 공복이나 기상 등의 생리적인 현상 외에 침샘의 종양이나 감염, 비타민 결핍, 약물 부작용, 당뇨나 혈액 등의 전신질환, 소화기 계통 질환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문) 입냄새 질환은 치료가 잘되는 편인가.
답) 입냄새 치료는 원인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 구강건조증, 입마름의 증상과 원인에 따라 처방을 하면 쉽게 나을 수 있다. 침의 분비저하와 구강건조로 인한 구취도 잘 치료된다. 특별하게 전신질환이 아닌 경우에는 소화기계통 기능을 회복시키면 침의 생성이 늘고, 구취도 해소되는 사례가 많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 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 냄새’가 있다.
출처 : 백세시대(http://www.100ss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