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대복 혜은당클린한의원 원장) 10여 년 전에 50대 남성의 입냄새를 치료한 적이 있다. 영업직인 그는 음주가 잦았고, 식사도 불규칙했다. 이 생활이 20여 년 지속 되면서 소화 기능이 크게 약화 됐고, 식후 트림은 일상이었다. 주위에서 입냄새가 난다는 소리를 종종 들었다.
그런데 몇 년 전에 30대 초반의 여성이 내원했다. 그녀는 위장 기능이 무척 약했다. 몸이 좋지 않은 탓인지 걱정이 많고, 사소한 일에도 예민했다. 그녀는 입냄새가 심하다고 하소연했다. 진단한 결과 입냄새는 심하지 않았다. 정상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녀로 스스로 입냄새가 난다고 믿는 가성 구취인이었다.
실제로는 입냄새가 나지 않지만 스스로 구취를 의식하는 경우도 치료해야 한다. 치료하면 잘못된 믿음이 해소된다. 그녀가 질문했다. “아버지가 입내새가 심했는데, 딸에게 유전이 된 게 아닐까요.” 그녀는 10여 년 전에 치료한 당시 50대 남성의 딸이었다.
유전은 부모의 유전형질이 자손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머리카락 색, 홍채, 피부 등은 부모와의 연관성이 크다. DNA 복제 과정에서 돌연변이 발생도 하지만 대부분은 ‘콩 심은 데 콩 난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유전이다.
그런데 입냄새는 휘귀 질환인 특수한 경우외에는 유전되지 않는다. 입냄새는 건강, 환경, 섭생, 생활습관 등의 영향을 받는다. 유전은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이 맞아야 발현되는 게 많다. 미남과 미녀의 2세가 꼭 예쁜 것은 아니고, 천재와 천재가 사랑해도 영재를 낳는 것만은 아니다.
입냄새 유전인자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는 입냄새가 유전되지 않음을 뜻한다. 입냄새 발생은 환경요인으로 보는 게 맞다. 설태, 구강질환, 야식, 폭식, 기름진 음식섭취, 식후 취침 등 다양한 요소가 있다.
후천성인 입냄새는 신체 관리를 잘하면 느끼지 못한다. 이미 입냄새가 시작됐어도 치료가 가능하다. 입냄새 원인은 크게 구강질환, 소화기질환으로 볼 수 있다. 구강질환에는 설태를 비롯하여 치주염, 충치, 구강 건조증, 타액 분비 이상 등이 있다.
소화기내과 질환에는 역류성식도염, 위염, 만성소화불량, 간기능 이상, 신장질환, 대사 이상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이비인후과 질환에는 부비동염, 비염, 편도염, 편도결석, 후비루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스트레스와 노화도 구취의 주요한 요인이다.
[프로필] 김대복 혜은당클린한의원 원장
• 전, 대전대학교 한의대 겸임교수
• 전, MBC 건강플러스 자문위원
• 대전대학교 한의대 석사·박사 학위
• 논문: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 저서: 입냄새, 한달이면 치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