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구취에 매우 민감하다. 입냄새는 본인에게는 고민을, 타인에게는 불쾌감을 줄 수 있다. 구취에 관한 궁금증을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의 퀴즈 풀이로 알아본다. <편집자 주>
▲ 김대복 한의학박사 |
[궁금증]
20대 초반 여대생입니다. 남자 친구에게서 약간의 입냄새가 납니다. 남자 친구와 키스를 하면 입냄새가 옯겨질까요. 구취도 전염이 되나요.
[김대복 한의학박사]
먼저 의견을 말씀드립니다. 입냄새는 키스로 전염되지 않습니다. 전염은 바이러스나 세균이 인체에 들어온 뒤 몸의 영양분으로 유지 번식하면서 감염증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키스 때 입냄새 유발균이 구강에 침투할 수는 있지만 구취까지 일으킬 개연성은 극히 낮습니다.
다만 구취가 심한 사람과의 입맞춤을 하면 순간적으로 구강 안으로 냄새가 몰려올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냄새는 입을 떼는 순간에 사라지는 순간적이고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합니다.
키스 때는 입냄새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로맨틱한 분위기가 자칫 역겨움으로 변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키스 때 냄새를 의식하게 진화되었습니다. 냄새 없는 깔끔한 상태에서의 입맞춤이 상대에 대한 예의이고 배려이기 때문입니다. 키스 시작의 한 설도 냄새의 확인입니다.
원시시대는 먹거리가 부족했습니다. 남편이 사냥을 나갔을 때 아내가 비축한 식량을 먹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공동재산을 혼자 축내는 꼴입니다. 사냥에서 돌아온 남편은 아내의 입안을 눈으로 확인하지만 증거를 확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혀로 아내의 입안을 샅샅이 훑어서 음식 잔해를 느끼고, 냄새 등의 흔적을 찾습니다. 이것이 키스의 기원설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키스는 사랑의 본능이 더 타당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연인은 자연스럽게 입맞춤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소중한 사람과의 키스를 하기 전에는 입안을 깨끗하게 합니다. 구강청결제를 쓰기도 하고, 가글도 합니다.
일부에서 키스로 인한 입냄새 전염 가능성을 염려합니다. 이는 구강안의 세균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입안에는 약 700종류의 세균이 서식합니다. 타액 1ml에는 수억에서 수백 억 마리의 세균이 있습니다. 입맞춤을 하면 타액이 교환됩니다. 이때 수많은 세균도 입안을 오갑니다. 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기구의 자료에 따르면 10초의 키스에 8000만 마리의 세균이 교환됩니다. 타인의 침과 유용한 세균은 박테리아 등의 잡균제거, 산성도 낮춤 등으로 몸을 이롭게 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물론 입안에 음식물찌꺼기가 쌓이고, 치아에 충치, 코에 비염이나 축농증, 편도의 결석 등 염증이 있으면 냄새를 일으키는 각종 세균이 급증합니다. 키스를 하면 이 같은 세균도 상대에게 옮겨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세균들이 생존해 각종 염증을 일으켜 구취를 풍기는 것은 극히 어렵습니다. 구강 상태가 양호하면 키스로 인한 구취 오염 문제는 의식하지 않아도 됩니다. 사실 각종 세균은 키스가 아닌 호흡이나 음식으로도 무차별적으로 몸 안에 들어옵니다. <김대복 혜은당클린한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