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구취에 매우 민감하다. 입냄새는 본인에게는 고민을, 타인에게는 불쾌감을 줄 수 있다. 구취에 관한 궁금증을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의 풀이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  

▲김대복 한의학박사

[퀴즈] 
20대 남성입니다. 30대 후반인 직장 선배의 입에서 냄새가 심합니다. 선배는 자신의 구취가 심한지를 모릅니다. 선배에게 진찰 받으라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한의원에서 입냄새 약을 대리 처방 받아 선물할 수 있을까요. 

[김대복 한의학박사]
먼저, 의견을 말씀 드립니다. 대리 처방은 불가능합니다. 약을 받을 수 없기에 선물도 할 수 없습니다. 입냄새가 나는 직장 동료가 한의원을 방문하여 진단받고 약을 처방 받아야 합니다. 

입냄새 치료를 하면서 가끔 하소연 전화를 받습니다. “구취가 심한 데 병원에 갈 수가 없다”며 약만 보내달라는 경우입니다. 또 가족이나 지인이 병원에 와 증상을 말한 뒤 처방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는 유학 중인 자녀에게 보낼 용도로 요청도 합니다. 

하지만 대리 처방은 원칙적으로 안 됩니다. 대리 처방은 타인을 위해 약 처방을 대신 받아주는 것입니다. 같은 구취로 보여도 원인이 다양합니다. 또 체질, 약에 대한 반응이 모두 다릅니다. 안정성과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맞춤 처방이 되어야 합니다. 계속 치료 중인 사람도 기존 약재와는 다른 처방이 나가기도 하는 이유입니다. 

의사는 매 번 환자를 문진하고 검사 합니다. 이를 통해 입냄새와 연관된 전신 건강, 특이 체질, 약의 수용성 정도 등으로 고민 합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대리처방을 해서는 안 됩니다.   

대리처방 금지는 의료법 제17조에 규정돼 있습니다. 제1항에 ‘의료업에 종사하고 직접 진찰하거나 검안한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가 아니면 진단서·검안서·증명서 또는 처방전(전자 처방전 포함)을 작성하여 환자에게 교부하거나 발송(전자 처방전)하지 못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를 위반하면 제89조의 벌칙 조항에 의해 제재가 됩니다.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입니다. 

엄격하게 대리처방을 금하는 것은 생명 존중, 의료 사고 예방 차원입니다. 약물의 오남용은 인체를 병들게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구취인이 병원에 올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는 예외적으로 가족의 대리 처방 가능성은 있습니다. 조건은 오랜 기간 같은 처방을 받은 환자가 이동이 불가능하고, 주치의의 안정성이 인정될 때에 한 합니다. <김대복 한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