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구취 의학<64>

[논객칼럼=김대복]

구강위생 관리는 인류 문명의 발달과 비례한다. 문화생활을 할수록 입냄새에 신경을 썼다. 인지가 깨어나면서부터 입안의 냄새를 없애고,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칫솔과 치약을 사용했다. 구강위생 선구자는 고대 4대 문명발상지인 나일강 유역, 메소포타미아 지역, 인더스강 주변, 황하 인근 주민들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일찍부터 칫솔과 치약을 이용한 구강 위생생활을 시작했다.

중국에서는 침술을 이용한 치통 치료 기록이 발달했다. 전설속의 인물인 황제가 기원전 300년 쯤 잇몸에 침을 꽂는 치료법을 제시했다. 이에 앞서 메소포타미아의 바빌로니아인은 기원전 3500년쯤에 츄스틱(chewstick)이라는 칫솔을 사용했다. 살바도라 페르시카 등의 나무로 만든 츄스틱으로 이를 닦으면 향긋한 내음이 입안에 퍼진다.

픽사베이

이들은 향기가 나고 섬유질이 많은 나무들을 씹고, 이쑤시개를 만들어 음식 찌꺼기를 제거했다. 츄스틱은 칫솔과 껌의 역할을 동시에 했다. 섬유질은 치아에 묻은 찌꺼기와 치태를 제거하는 데 좋고, 짙은 향기는 구취를 없애는 데 적합했다. 고대 이집트인은 츄스틱에 치약을 묻혀 이를 닦았다. 치약은 화산석의 가루를 식초와 섞어서 만들었다. 때로는 몰약(沒藥), 계란껍질, 소 발굽을 태운 재를 추가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고대 이집트 문명의 영향을 받은 중세 아랍지역에서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칫솔인 시왁(siwak)을 사용했다. 겨자나무 종류인 살바도라 페르시카인 아라크 나무 뿌리에는 비타민C와 미네랄 등 영양분이 많이 함유돼 있다. 또 토막 내 문지르면 질긴 솔처럼 나뉘어진다. 이 나무를 사용하기 편리하게 자른 게 천연칫솔 겸 천연치약 기능까지 하는 시왁이다.

이슬람법전 하디쓰에도 시왁 사용이 소개된다. 이슬람의 예언자 모하메드도 언급한 영향때문인지 신실한 아랍인들은 단순한 칫솔을 넘어 마음을 정화하는 도구로까지 인식한다. 사원에 갈 때도, 친구를 만날 때도 주머니에 시왁을 휴대한다. 옛 아랍인은 시왁 덕분에 동시대 다른 지역인에 비해 구강 위생에서 앞설 수 있었다.

그러나 옛사람들은 구취를 완전 정복할 수는 없었다. 치약과 칫솔로 제거되지 않는 입냄새가 많기 때문이다. 칫솔과 치약으로 사라지는 구취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질환에 의한 입냄새는 원인이 제거되지 않는 한 없앨 수 없다. 따라서 전통시대에 구취는 난치병에 속했다. 하지만 요즘 구취는 아주 쉽게 치료되는 질환에 속한다. 원인만 알면 치료법이 나오는 질환이다. 치료기간은 증상과 발병기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빠르면 1개월, 길면 3개월 정도 걸린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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